공사기간 적정성 검토, 설계사가 놓치기 쉬운 절차적 함정
도로 확장 공사 설계를 진행하다 보면, 발주청에서 "공사기간 적정성 검토 보고서 제출해주세요"라는 요청을 받게 됩니다.
많은 설계사 담당자분들이 이 단계에서 당황하시는데, 사실 이건 2021년 법 개정 이후 관급공사에서는 피할 수 없는 필수 절차입니다.
검토 의무, 생각보다 까다롭습니다
공사기간 적정성 검토는 단순히 "공사 기간이 적당해 보이는가"를 확인하는 게 아닙니다. 발주청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이고, 설계자 입장에서는 공사기간 산정 근거를 명확히 입증해야 하는 책임이 따릅니다.
특히 총 공사비 100억원 이상(지자체는 50억원 이상) 공사의 경우, 심의위원회를 통과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준비 기간, 비작업일수, 실작업일수, 정리기간 등을 빠짐없이 산정하고 근거를 제시해야 하는데, 현장 여건이나 기상 조건 하나만 빠져도 심의에서 보완 요청을 받게 됩니다.
누가 검토하고, 누가 책임지나요?
여기서 헷갈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검토 주체는 발주청이지만, 실제 보고서를 작성하고 심의에 참석해서 설명해야 하는 주체는 설계자입니다. 그러니까 설계사 담당자분들이 직접 발로 뛰어야 하는 업무인 거죠.
문제는 이 업무가 생각보다 전문성을 요구한다는 점입니다. 측량, 자재·장비 조달 기간부터 법정 공휴일, 기상 조건, 현장 특성까지 고려해서 공사기간을 산정해야 하고, 이걸 심의위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논리로 풀어내야 합니다.
외주를 맡길 때 꼭 확인해야 할 것
대부분의 설계사에서는 이 업무를 외주로 진행하십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하실 점이 있습니다. 일부 업체는 보고서 작성까지만 해주고, 정작 중요한 심의 참석과 보완 대응은 책임지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심의에서 보완 의견이 나오면 결국 설계사 담당자가 직접 처리해야 하는데,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은 사람이 보완하려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품질도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계약 전에 반드시 "심의 참석 및 보완까지 포함되는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일정은 여유 있게 잡으세요
통상 보고서 작성에 1~2주, 심의 준비 및 참석에 2일, 보완에 5일 정도 소요됩니다. 모두 근무일 기준이니, 실제로는 3~4주는 넉넉히 봐야 합니다. 입찰 공고 일정을 고려하면, 최소 한 달 전에는 절차를 시작하셔야 안전합니다.
그리고 하나 더. 50억원 이상 관급공사라면 공사기간 적정성 검토와 함께 '설계안전보건대장'도 의무적으로 작성해야 합니다. 이 두 가지를 따로 진행하면 시간도 두 배, 비용도 추가되니, 가능하면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업체를 찾는 게 효율적입니다.
공사기간 적정성 검토는 형식적인 절차가 아닙니다. 공사 품질과 안전을 좌우하는 기준점이고, 무엇보다 법적 의무사항입니다. 설계 단계에서 충분한 시간과 전문성을 투입해야, 나중에 현장에서 억울한 일을 겪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