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안전성검토, 설계사들이 가장 헷갈려하는 두 가지
설계를 하다 보면 "이 공사, DFS 대상 맞나요?"라는 질문을 수없이 하게 됩니다. 저도 현장에서 이 질문 때문에 몇 번이나 설계 일정을 다시 짜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법령을 아무리 들여다봐도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 막상 발주처에 물어보면 "그쪽에서 알아서 판단하세요"라는 답변이 돌아올 때도 있죠.
오늘은 설계안전성검토(DFS)와 관련해 설계사분들이 가장 많이 문의하는 두 가지 질문을 중심으로, 실무에서 꼭 알아야 할 내용을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질문 1. 우리 공사가 설계안전성검토 대상인가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많이 받는 질문입니다. 설계안전성검토 대상공사는 「건설기술진흥법 시행령」에 7가지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1·2종 시설물 건설공사, 지하 10m 이상 굴착공사, 폭발물 사용공사, 10층 이상 건축물 관련 공사 등이 여기 포함됩니다.
그런데 실무에서 가장 많이 마주치는 건 따로 있습니다.
바로 가설구조물을 사용하는 건설공사입니다.
전체 DFS 대상의 80% 이상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현장에서 자주 보는 대상 가설구조물
가설구조물 중에서도 특히 세 가지가 압도적입니다.
- 높이 5m 이상 동바리
- 높이 2m 이상 흙막이 지보공
- 합벽지지대
이 세 가지만 해도 DFS 대상 가설구조물의 85% 이상을 차지합니다. 그 외에 높이 31m 이상 비계, 브라켓 비계, 일체형 거푸집(갱폼), 터널 지보공, 외부작업용 작업발판 일체형 가설구조물(SWC, ACS 등), 가설벤트나 작업대차 같은 복합형 가설구조물도 포함됩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놓치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조경공사도 DFS 대상이 될 수 있나요?
네, 됩니다. 「건설산업기본법」상 건설공사에는 토목, 건축, 산업설비, 조경, 환경시설공사 등이 포함됩니다. 나무를 심는 조경공사라도 높이 5m 이상 동바리를 쓴다면 DFS 대상입니다. 기계설비 설치공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대로 전기공사, 정보통신공사, 소방시설공사는 건설공사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이런 공사는 가설구조물을 사용하더라도 DFS 대상이 아닙니다.
질문 2. 민간공사인데도 DFS를 해야 하나요?
일반적으로 민간공사는 DFS 대상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설계안전성검토의 주체는 '발주청'이기 때문입니다. 발주청은 쉽게 말해 공공기관입니다. 국가,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준정부기관 등이 여기 해당됩니다.
그런데 민간 사업자인데도 발주청으로 인정받아 DFS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민간인데 발주청이 되는 두 가지 케이스
첫째, 집단에너지사업을 하는 민간 사업자입니다. GS에너지, 삼천리 같은 회사들이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발주청 범위에 포함되므로 DFS 대상공사라면 반드시 설계안전성검토를 해야 합니다.
둘째, 사회기반시설을 공사하는 민간 사업자입니다. 도로, 학교, 휴게소 등 사회기반시설은 보통 국가나 지자체, 공공기관으로부터 위탁을 받아 건설합니다. 민간 업체가 이런 사업을 위탁받으면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에 따라 발주청으로 인정받습니다.
실제로 복합휴게시설 개발 같은 민간유치 사업에서도 발주자가 민간 업체였지만, 사회기반시설이라는 이유로 DFS를 진행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 부분은 많은 설계사들이 간과하는 지점입니다.
실무에서 가장 중요한 것
법령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무에서 더 중요한 건 애매한 경계선에 있는 공사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입니다.
"우리 공사가 정확히 높이 4.9m 동바리를 쓰는데, 이게 5m 이상으로 봐야 하나요?"
"민간 사업자인데 일부 구간이 사회기반시설과 연결되는 경우는요?"
이런 질문들에는 명확한 답이 없을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는 국토안전관리원이나 전문기관에 먼저 문의하는 게 가장 확실합니다. 설계를 다 끝내놓고 뒤늦게 DFS 대상임을 알게 되면, 일정과 비용 모두 낭비가 됩니다.
설계안전성검토는 귀찮은 절차가 아니라 시공 단계의 안전을 미리 확보하는 과정입니다. 애매하면 물어보고, 확실하게 하고 넘어가는 게 결국 설계자 본인을 지키는 일입니다.